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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된장, 인내로 만들어낸 그 향기!

2018년06월11일 15:06
출처: ​연변라디오TV넷 연변뉴스APP   조회수:874

땅의 정기를 한몸에 모아

둥근 소우주를 재생한다

들끓는 불가마

기나긴 기다림

천고의 수련을 거듭하여

생명의 토템으로 환원한다

세인이 즐기는 된장

민족의 푸른 얼이 살아 숨쉰다!

남영전시인의 토템시 <된장> 전문이다.

나는 반백이 넘도록 거의 매일이다싶이 된장을 먹어왔지만 장이 만들 어지는 전반 과정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다 지난 6월 9일 제14회 중국조선족(연길)된장오덕문화축제에서 된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지켜보고서야 그 과정을 알았다. 불가마에서 나와 온몸이 짓뭉개진 만신창이 된 콩으로 만들어진 메주가 항아리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바람과 빛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꽁꽁 덮어 놓는다.

메주는 컴컴한 항아리속에 몸을 맡긴 채 세월의 비바람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발효되면서 인내를 갖고 기다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속에서 자생하는 고독이라는 곰팡이로 숙성된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된장은 우리 민족식품문화의 혼으로서 민족의 명맥을 이어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기초발효식품이다. 된장에는 몸을 튼튼히 만들 어 주는 풍부한 영양물질과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수백종의 미생물균체와 미네랄의 기능이 있다.

어릴적에 동네애들과 싸우다 돌멩이에 머리를 깨졌을 때 엄마가 된장 덩이를 떡 붙여주었더니 신기하게도 좔좔 흐르던 피가 뚝 멎고 며칠이 안 돼 상처도 가신 듯이 나아졌다. 축구하다 넙적다리를 심하게 채워 어열이 들었을 때도 된장을 떡 붙였더니 이튿날 아침에 어열이 쑤욱 빠져 나가며 다리가 거뿐해졌다. 된장에는 이렇게 신기한 효능이 있는 것이다.

된장은 현대과학으로 만들어낸 그 어떤 조미료보다도 훨씬 더 향기롭고 구수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민족의 얼이 스며든 조미료이다. 식욕이 떨어졌을 때 보글보글 끓는 두부장에 고추가루와 송송 썬 파를 살짝 넣어준다면 밥 한공기는 뚝딱이다. 폭음한 이튿날 열물이 나오도록 토해도 돼지고기 삼겹살에 된장을 푹 넣어 부글부글 끓인 해장국 한그릇이면 언제 폭음했냐싶다. 천렵놀이에서 물고기국을 끓일 때 된장을 팍 풀어넣으면 세상 별미가 따로 없다. 그 향과 맛은 오래도록 입가에서 맴돌아 친다.

5성급호텔의 진수성찬 식탁에서도 상추와 오이와 무같은 남새와 곰취같은 산나물에 찐 된장이 오른다면 진수성찬은 저쪽에 가라이다. 이렇게 볼 때 된장은 세계인의 식탁을 통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뭐라 말해도 된장의 가장 소중한 점은 바로 5심(五心)이다.

다섯가지 덕목을 갖추었다는 말이다.

5심에서 첫번째는 단심(丹心)이다. 단심은 바로 다른 것과 섞여도 제기백을 죽이지 않는 덕(德)을 말한다. 기름에 볶아도, 돼지고기와 섞여도, 맹물에 풀어도 된장은 제맛을 절대 잃지 않는다. 그야말로 <이 몸이 죽고죽어 골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여 넋이야 있고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야 있으랴>의 정몽주 단심가(丹心歌)정신이라 하겠다. 이것이 된장의 첫번째 소중한 점이다.

두번째는 항심(恒心)이다. 항심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덕(德)을 된장의 덕을 항심이라고 말한다. 나는 마누라가 멀리 떠나가면서 해놓은 된장 한독을 오래동안 먹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제일 마지막에 퍼온 장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맛과 향이 좋아 혀까지 홀라당 따라 들어갈 번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고 오히려 더 깊은 맛을 냈는가 본다. 이것이 된장의 두번째 소중한 점이다.

세번째는 무심(无心)이다. 여러가지 병을 유발하는 좋지 않는 기름기를 없애 주는 덕(德)을 된장의 무심이라 한다. 돼지고기 흰살을 썩둑썩둑 썰어 넣은 국에 된장을 풀어넣으면 번지르르한 고기기름이 연해지면서 담백하게 변한다. 된장의 무심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것이 된장의 세번째 소중한 점이다.

네번재는 선심(善心)이다. 맵고 독한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된장의 덕(德)을 선심이라 한다. 보글보글 끓는 두부장에 고추가루 한숟가락을 푹 넣으면 무섭게 빨간 색이 나지만 절대 무섭도록 맵지 않고 얼얼하고 구수하고 향긋하다. 독이 퍼렇게 오른 풋고추를 뜯어 된장에 뚝 찍어 와삭와삭 씹어도 맵지 않고 달콤하기만 하다. 이것이 된장의 네번째 소중한 점이다.

다섯번째는 화심(和心)이다.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어 낼줄 아는 덕(德)을 화심이라 한다. 된장은 소고기 국에 넣어도, 돼지고기 국에 넣어도, 개장국에 넣어도 제멋대로 맛을 내지 않고 고기냄새를 살리면서 그 맛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된장시래국은 천하별미요, 된장에 찍어 먹는 오이, 무, 곰취는 찰떡 궁합이라 하겠다. 이것이 된장의 다섯번째 소중한 점이다.

이런 향과 맛은 컴컴한 항아리속에서 소금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오랜 인내와 침묵으로 만들어낸 익음의 극치이다.

그렇다. 기나긴 기다림과 천고의 수련을 거듭한 된장에는 민족의 푸른 얼이 살아서 숨을 쉰다! 그래서 그 맛과 향은 더 깊고 영원할 것이다!!

연변방송 최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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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jinmingshun]
태그: 장의  고기  된장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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