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이 개막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시오 월컷이 선제골을 넣은 뒤로 련달아 네 꼴을 실점했다. 이날 경기장 안에 있던 한 아스널 팬은 “Where's our money(우리 돈은 어디에)”라는 종이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나타나 답답함을 한껏 표출했다.

15일 잉글랜드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서, 아스널은 리버풀에 3-4로 역전패했다. 전반 31분 월컷의 선제꼴로 앞서가던 아스널은 전반 45+1분·후반 11분 필리피 코치뉴, 후반 4분 애덤 럴라나, 후반 18분 사디오 마네에게 연달아 네 골을 내줬다. 후반 19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과 후반 30분 캘럼 체임버스가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으나 끝내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경기 직후 잉글랜드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의 제임스 벤지 기자는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업데이트했다. 두 팔을 활짝 올려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고 있는 아스널 팬의 사진을 동봉했다. 해당 사진의 팬은 하얀색 종이를 들고 있었는데, 그 종이엔 “우리 돈은 어디에 있냐”라는 아스널 팬의 물음이 담긴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 팬은 아스널이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렇다 할 영입이 없자, 답답한 마음에 종이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온 듯했다. 아스널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세 명(그라니트 자카·아사노 다쿠마·롭 홀딩)의 선수를 영입했다. 임대 복귀한 마티외 드뷔시도 있긴 하다. 이들의 이적료로 아스널이 지출한 금액은 총 4,420만 파운드이다.

언뜻 보면 적은 액수는 아니나, 함께 EPL 수위를 다투게 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 등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물론 선수 액수로 스쿼드의 질을 온전히 재단할 순 없으나, 결국 아스널이 이번 시즌을 위해 영입한 선수들 중 즉시 전력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수는 자카 한 명에 불과하다. 센터백 홀딩이 데뷔전을 치르긴 했어도, 로랑 코시엘니·가브리엘 파울리스타·페어 메르테자커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옳다.

아스널은 이번 여름 이적설이 불거졌던 대부분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프랑스 리그 1의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르 라카제트와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도 끊임없이 이적설이 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건 없다.

이제 아르센 벵거 감독과 아스널은 팬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시간이다. EPL 우승을 차지한 지 오래되긴 했지만, 아스널은 항상 EPL 우승에 도전하는 팀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수준의 영입에 그친다면, 아스널은 이번 시즌에도 또다시 ‘사스날’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