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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대학입시 도전기1] 대학입시 55일을 앞둔 모험

2020년09월02일 15:52
출처: 연변라지오TV넷 연변뉴스APP   조회수:1215

2020년 5월 13일 (대학입시 54일전)

진영아:

그저께 저녁, 학교에서 돌아와서 넌 정중하게 할 말이 있다고 했어. 엄마가 설겆이를 하면서 말하라고 하니 마주앉아 얘기하겠단다. 난 네가 이럴 때마다 가슴이 덜컹 한다. 넌 늘 이런 방식으로 엉뚱한 생각을 털어놓아 엄마를 놀래켰지.

아마도 이 때까지 놀란 것은 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야. 대학입시를 55일 앞두고 학교에 안 가겠단다. 이 무슨 청천벽력이냐? 예전 같으면 네 말을 채 들어보지도 않고 엄마는 엄청 화를 냈을 거고 네가 더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했을 거다. 하지만 놀랄 정도로 엄마는 무척 차분했어.

엄마도 요즘 많은 생각을 하고 너때문에 고민하고 있었거든. 네가 미술반에 다니면서 한 학기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한 탓에 문화과 공부가 다른 애들보다 많이 떨어진 건 당연한 거고 너를 탓할 순 없었어. 그래도 학교에 가면 대충 따라갈 거라고 여겼었는데 근 한달째 다니면서 넌 선생님의 강의를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했어. 두번 시험에서 반급에서 꼴찌를 했으니 너도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겠어?

근데 요즘 전염병사태 때문에 학원도 다 문을 닫아서 어디에 가서 단독으로 보도를 받을 데도 없고, 시험은 하루하루 눈앞에 다가오는데 엄마도 속만 태우고 있었던 참이였어.

그 참에 네가 온라인으로 집에서 혼자 공부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대책이 아닐가 싶어서 일단 지지한다고 했어. 엄마로서는 너무나도 큰 반전이고 용기였어. 여태껏 너를 공부시키겠다고 엄마 방식대로 아무리 너를 달구쳐도 네가 따라주지 않으니 아무런 소용도 없었어. 엄마는 엄마대로 속상하고 너는 너대로 스트레스 받고, 그러다보니 우린 서로 신임하지 않는 관계로 돼버렸어.

너도 좀 당황했을 거야. 엄마가 무조건 반대할 거라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는데 엄마가 이렇게 통쾌하게 너의 편을 들어주리라곤 생각지 못했지? 그래, 이게 네 엄마야. 넌 늘 엄마를 자랑스러워 했잖아?

엄마의 반전과 용기는 아마 요즘 독서를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은 것과도 관계될 거야. 그래서 네가 결심만 하면 엄마가 지지하고 응원해주겠다고 했어.

며칠전에도 우린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었지. 엄마는 네가 주도권을 가지고 공부하길 바랐어. ‘ 말을 강가에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엄마가 아무리 너를 강가에 끌고가도 물을 먹느냐 마느냐는 너의 립장이라고. 그러니 네 일은 네가 결정해야 한다고.

그래서 엄마는 말했어. 네가 물을 먹으러 가겠다면 엄마는 기꺼이 강가로 가는 길을 도와주겠다고. 참 우리 둘이 이렇게 손벽을 마주치면서 합의를 본 일도 드문 일이지?

엄마가 동의하니 넌 무척 신나했어. 어제 오전에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한테 청시하자 선생님께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왔지. 선생님도 너의 성적때문에 몹시 안타까워 하시면서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엄마가 책임지고 꼭 공부시켜라고 했어.

오후에 넌 한달음에 서점으로 가서 복습자료들을 사오고 인터넷으로 각 과목 강의 동영상을 찾아보고 맘에 드는 걸로 구매했지. 책상우의 거슬리는 것들을 다 치워버리고 마음을 싹 비우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로 결심했어. 기획도 저절도 세우고 시간표도 작성하고... 엄마는 너의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돈만 지불했지?

오늘부터 본격적인 온라인공부를 시작하면서 너의 자각성에서 엄마는 너의 결심을 보아낼 수 있었어.

엄마의 결정을 듣고 주변의 분들이 많이 놀란다. 이렇게 관건적인 시기에 학교를 그만둔다는 건 어지간한 용기가 아니라고, 그래, 어찌보면 엄청 큰 모험이지. 그래도 안되는 일을 붙잡고 시간을 랑비하는 것보다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너절로 선택한 길이니까 네가 더 잘할 거고. 그래서 엄마는 널 믿는다.

이제 우린 시작이야. 대학입시 55일을 앞두고 재택자습을 한다? 참, 엄마가 생각해도 한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약간 두렵기도 해. 그래도 어떻게 되든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가?

55일 후에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우리 같이 잘해보자!

2020년 5월 13일 밤 12시 30분

글 / 지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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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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