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도 이렇게 기쁠 수가 있을가!

11일 있은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8부리그팀인 마린FC는 0:5로 토트넘에 패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몸담그고 있는 팀으로서 현재 프리미어 우승까지 엿보고 있는 팀이다. 그에 비하면  마린FC는 선수들이 교사와 환경미화원 등 본래 직업이 있는 사실상 동네축구팀으로, 주급이 많게는 수 천배 넘게 차이가 난다. 따라서 경기결과는 사실상 불보듯 뻔한 일이였다.

하지만 마린FC는 여러모로 횡재했다.

일단 토트넘과 경기를 한다는 자체가 팀의 력사에 길이 남을 영광이였다. 마린FC는 감독으로부터 선수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토트넘의 팬이였고 특히 감독은 손흥민의 골수팬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마린FC 선수들은 토트넘 선수들과 유니폼을 교환하려 했지만 방역규정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대신 토트넘은 미리 준비한 새 유니폼을 마린FC 선수들에게 선물했다.

재정적인 수입도 '어마어마'했다. 당시 두 팀의 경기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마린FC는 10파운드의 가상 티켓을 무려 3만697장 판매하여 약 30만파운드의 수익을 얻었다. 가상 티켓은 단지 경기장 벽에 구매자 이름을 붙여주는 것에 불과했지만 마린FC 팬을 비롯해 일부 축구 팬들이 두 팀의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가상 티켓을 구매했다. 홈구장이 겨우 390석 규모의 동네축구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여기에 중계권료와 경기 MD 상품 판매까지 더하여 마린FC는 이날 경기를 통해 총 35만파운드를 벌어들였다.

마린이 이번 토트넘전에서 얻은 수익은 앞으로 팀을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다. 닐 영 마린FC 감독은 "토트넘과의 FA컵 경기는 우리팀에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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