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8일) 있은 광서평과하료와의 원정경기에서 연변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광서평과하료팀 홈장 팬들의 관람석에 '수박할머니' 현수막이 등장한 것이다. 현수막에는 '수박할머니'의 모습과 함께 "마음은 하고 싶은 말로 가득 찼지만 결국 침묵으로 대신합니다. 수박할머니에게 경의를 표합니다.(心间万般辗转 终是默无一言 向西瓜奶奶致敬)"이라는 표어가 씌여져 있었다. 어쩌다가 '수박할머니'가 머나먼 광서 평과시에 등장하게 된 걸가?

이번 이벤트를 준비한 광서서하련맹팬협회(广西西哈联盟球迷会)와 련락을 취해보았다. 해당 팬협회 책임자 설위문(薛祎文)은, "약 1996년 10여세 되던 해부터 축구를 보기 시작했는데 연변축구는 시종 완강한 투지와 포기할줄 모르는 정신으로 나에게 각인되였다. 지금도 그런 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연변축구를 주목하다보니 '수박할머니'의 사연도 관심 깊게 료해했었다. 팬으로서 '수박할머니'의 사연에 아주 큰 감명을 받았었다. 매 축구팀마다 한 명 또는 몇 명의 위대한 팬이 있다. 연변팀이 원정을 오게 되니 자연스럽게 연변의 '수박할머니'를 떠올리게 되였다. 연변팀 선수나 팬들을 위해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수박할머니'의 현수막을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이벤트를 준비하게 되였다."고 경위를 전했다. 설위문은 또 "평과시는 연길시처럼 인구가 50만명 정도인 현급시이다. 하지만 이곳 축구분위기도 연변과 어깨를 겨룰 수 있을 만큼 열정적이다. 다음에 연변에 가서 당지의 축구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고 전했다. 광서서하련맹팬협회의 정성 듬뿍한 이벤트에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연변팀과 우리 원정 팬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 전하고 싶다. 경기는 비록 패했지만 우리 선수들과 원정 팬들은 멀리 타향에 가서 연변축구의 좋은 면모를 충분히 전시했고 그에 걸맞는 '대접'도 받았다. 그만하면 꽤 괜찮은 일이 아닐가! 필경 연변축구는 우리의 '얼굴'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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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