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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과 욕심

2020년03월26일 11:18
조회수:1791

글 / 지숙자

우리는 초심을 잊지 말자는 말을 자주 한다. 초심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처음 가지는 마음을 말한다.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초심엔 자신의 소망과 목표를 정성껏 담는다. 솔직히 어느 누가 “난 삐뚤어질 거야” 라는 초심을 가질 것인가? 그만큼 초심은 순수하고 정직하고 긍정적이며 지어 숭고하기까지 하다.

제일 흔한 초심은 새해 첫날에 가지는 마음일 것이다. 새해엔 제대로 독서를 해야지, 꼭 다이어트를 할 거야, 무조건 꼭 금연할 수 있어 등등 이렇게 사람마다 각이한 초심을 굳힌다. 그리고 꼭 견지해서 이루겠다고 마음 먹는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딱 찾아온다. 말 그대로 사흘이 지나면 흐지부지해지고 언제 내가 그런 마음 품었냐 싶게 지난해와 같은 모양으로 그저 그렇고그런 한해를 또 보낸다. 년초의 초심을 잊어버린 것이다.

또 초심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각이하다. 대학에 진학한 대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도 타고 학업도 잘 닦겠다고 할 것이고 새로 직장에 들어선 사람은 일을 잘해서 승진도 꿈꾸게 될 것이다. 이렇게 초심은 욕심과 이어지기도 하고 이런 욕심 또한 초심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것이다. 절대 비난거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늘 초심을 잊어버리는 것일가? 그건 우리가 초심과 빗나간 욕심을 가져서가 아닐가?

20년전에 입사할 때 나는 로임을 안 줘도 좋으니 일만 시켜달라고 했다.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무언가 간절히 이루고 싶을 때 흔히 우리는 대가를 따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이 이루어지고 그 간절함이 일상이 돼버리면 다른 욕심이 슬슬 생기기 시작한다. 남보다 승진도 빨리 하고 싶고 로임도 더 오르고 싶고 더 높은 직함도 가지고 싶다. 그러다보니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지는 않는지 따지게 되고 지어는 일한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바라기도 한다. 욕심이 생기니 마음에 그늘이 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는 초심을 잊어간다.

요즘 은근히 걱정되는 일이 있다. 17년전의 사스는 우리에게 피의 교훈을 남겨주었다. 그런데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그 아픔을 말끔히 잊어버린 것이다. 또다시 눈앞에 시련이 닥쳐서야 그 교훈을 되새기게 되였다. 신종 코로나 방역일선에 나선 의무일군들이 전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존중을 받고 있다. 당연히 존중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비상시기가 지나서 일상으로 돌아오면 의무일군을 상해하던 일들이 다시 발생될가 저어된다. 더구나 요즘 그런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영웅으로 받들고 자신의 리익에 불리할 때는 원쑤 취급하는, 그런 초심을 잊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비렬한 짓거리들이 재발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전염병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 나라의 공민으로 가슴 뿌듯했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스러운 일인지 알았다. 멘탈이 붕괴될 정도로 자식과 씨름하면서 내 자식을 관리하고 가르쳐준 교원들이 무한정 고맙기도 하고 옴니암니 해도 내 가족과 같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렇게 가진 마음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다른 욕심에 흐려지지 않을가?

초심은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나의 초심은 무엇이였던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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